재계의 감사보수가 비싸다는 주장에 대한 청년회계사회의 입장

재계의 감사보수가 비싸다는 주장에 대한 청년회계사회의 입장: 감사보수가 비싸다고? 편법과 꼼수의 기업문화가 문제; 2017.05.23 10:07 입력

- 외부감사 제도 개선 논란 때마다 나오는 감사보수가 비싸다는 기업의 논리. 감사인 지정제도는 외국에 없는 제도라 도입하지 못한다면서 외국의 감사보수에 비해 현저히 낮은 보수는 한국적 현실을 고려하라는 모순적 태도를 보여줘  - 한국적 현실을 고려해도, 감사보수는 현저히 낮아. 접대비 통계와 비교해보면 외부감사대상 회사들의 감사보수는 접대비 총액의 1/4수준이며, 상장사의 통계를 살펴봐도 비슷한 수준  - 접대비의 1/4수준이라는 것도 매우 보수적인 추정치로, 실제로는 더 낮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불투명한 기업활동을 하는데 아깝지 않은 돈이 투명한 기업활동을 할 때만 아깝다는 것도 후진적 기업문화를 보여줘  “감사 보수가 비싸 기업활동에 부담이 된다” 라는 이 문장은 외부감사제도 개선 논란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정감사를 확대할 때도 감사보수가 올라 부담이 된다며 반대했고, 외부감사 기준을 자산총액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상향했을 때도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청년회계사회에서 최근에 발표한 감사보수 하락에 관련 논평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감사보수가 부담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회계사들은 감사보수가 해외와 비교해서도 턱없이 낮으며, 기업들은 수임압력을 통해 감사인의 독립성을 1차적으로 훼손하고, 수임한 이후에도 보수를 낮추어 충분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기 어렵게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과연 감사보수는 비싼 것일까? 재계의 변명은 아닐까? 청년회계사회에서는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별도로 조사를 해 보았다.  현재 감사보수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 없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보수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어 적정한 보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의 보수가 턱없이 낮지만 재계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정감사제에 대해서는 해외에 없는 입법례라고 비판하지만, 해외의 감사보수와 비교하면 사정이 다르다고 말하는 재계의 논리는 모순적이다.  기업에서는 해외에 비해 감사 투입시간이 낮기 때문에 보수가 낮다고 변명하지만 기업이 의지가 있었다면 감사보수를 올리고, 계약서에 충분한 투입시간을 명시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를 계속 주장해야 논쟁은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에 국내의 다른 지표와 비교해보았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목적은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불투명성, 부정부패 등이다.  이러한 현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재무정보는 기업의 ‘접대비’ 항목이다.  따라서 접대비와 외부감사 보수를 비교해본다면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투명성에 신경을 쓰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접대비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공개돼 있지 않다.  다만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심재철의원실에서 2016년 9월 23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접대비 총액은 10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상황이다(9조 9,685억).  물론 접대비를 신고한 법인의 숫자가 약 59만개로 외부감사대상 회사인 2만5천개보다 20배 이상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2013년 홍종학 의원실의 발표에 따르면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 총액의 60%를 사용한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외부감사대상은 상대적으로 큰 회사들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추정해보면 외부감사대상법인들의 접대비는 적어도 3조원은 넘을 것이다(10조원*60%/2 = 3조원, 외부감사대상법인이 2.5만개로, 법인숫자 59만개의 10%의 절반가량임을 고려해 절반으로 계산함).  이에 비해 감사보수의 수준은 턱없이 낮다.  2015년 8월 18일에 감독원에서 배포한 ‘2014년 외부감사 실시시간 분석 및 향후 감독방안’ 이라는 보도자료를 보면 평균감사보수는 32백만원이며, 대상회사는 22,579개사로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추정해보면 총감사보수는 대략 7200억원 가량이다.  금융감독원에서 회계법인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낸 보도자료를 보면 상위 10대 회계법인의 매출액이 나와있는데, 감사보수에 한정할 경우 총액이 5,800억원 가량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총감사보수가 7500억원 미만이라는 추정은 크게 무리한 추정이 아니다.  결국 기업들은 접대비의 1/4이하로 감사보수를 책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통계를 통해 확인 가능한 선에서 접근해봐도 추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장사협의회에서 만든 데이터베이스인 TS2000에서 확인한 결과 감사보수의 합계는 1,239억이고 접대비는 4,696억으로 감사보수는 접대비의 1/4수준이었다.  이는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접대비를 공시한 상장회사 1,373개의 합계로 일부 대기업들의 경우 접대비숫자를 별도로 공시하지 않아 빠져있으며 회계상 접대비계정으로 처리되지 않는 접대비도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감사보수가 접대비의 1/4 수준이라는 추정도 상당히 보수적인 추정이라고 생각된다.  감사보수가 비싸다고? 그렇다면 기업들은 감사보수의 4배를 접대비에 쏟아버리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우리는 되묻고 싶다.  물론 접대비를 뿌려서라도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으니 접대비는 사용할 것이고, 투명한 운영을 해야 기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보수는 계속 깎으려고만 들 것이다.  기업들 못지 않게 우리 사회의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불투명한 관행을 위해 소비되는 비용의 1/4정도만을 투명성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아직도 우리의 기업문화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기업들은, 제발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