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타시스가 3D프린터 유통사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 제재

스트라타시스가 3D프린터 유통사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 제재: - 시장 1위 사업자가 유통사에게 자신의 경쟁사업자 제품 판매를 금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2,400만 원 부과 결정; 2023.10.16 07:00 입력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스트라타시스 엘티디(미국·이스라엘 본사), 스트라타시스 에이피 엘티디(아시아·태평양 지사), 스트라타시스 유한회사(대한민국 지사) 등(이하 ‘스트라타시스’)이 유통사(이하 ‘리셀러’)인 ㈜프로토텍(이하 ‘프로토텍’)에 대해 자신의 경쟁사업자인 데스크탑 메탈(이하 ‘DM’)과의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속적으로 강요해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 보고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2,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통상적인 경영간섭 사건과 마찬가지로 관련매출액 산정이 곤란해 정액과징금 부과 대상이며, 본 사건의 경우 중대성 정도를 가장 높은 ‘매우 중대’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산업현장에서 부품, 시제품 등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산업용 3D프린터는 출력물의 활용 소재에 따라, 플라스틱 계열(PLA/ABS/레진 등), 금속, 기타(세라믹 등)로 구분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가공이 용이하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주로 시제품 제작을 위한 활용 비중이 높다.  금속은 장비·소재 등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아직까지 수요가 제한적이나 조금씩 상승 중이며, 주로 완제품 제작에 활용된다.  ‘기타’의 비중이 매우 낮아, 이하에서는 ‘비금속(플라스틱 계열)’과 금속으로 구분했다.  2020년 기준 세계 3D프린터 관련 시장규모는 약 114억 달러이며(국내 약 4,135억 원), 세계 시장에서 스트라타시스는 점유율 1위(13.5%) 사업자로 비금속 제품을 제조·판매한다. <table width="549"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div>< 2020년 3D프린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div><div><img width="549" height="194" align="absmiddle" style="width: 636px; height: 272px;" src="http://www.josetongsin.com/PEG/16973789078954.jpg"></div><div>   * 출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2021 3D프린팅 산업 실태조사(Wohlers Associates 2021)</div></td></tr></tbody></table>  비금속 제품은 스트라타시스 외에 3D시스템즈, EOS, HP, 엔비전텍(2021년 DM이 인수) 등, 금속 제품은 3D시스템즈, EOS, 데스크탑 메탈(이하 ‘DM’) 등의 사업자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산업용 3D프린터는 제조사 또는 리셀러를 통한 판매가 대부분인데, 특정 산업에 적합한 장비·재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제조사·리셀러의 컨설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로토텍은 스트라타시스로부터 최고등급(‘플래티늄’)을 부여받은 국내 최대 리셀러로, 프로토텍 매출의 대부분이 스트라타시스 제품 관련이다.  리셀러는 ‘Platinum’, ‘Silver’, ‘Specified’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등급별로 판매 가능한 제품군에 차이가 있으며 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고사양의 고가 장비 판매가 가능하다.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을 포함한 국내 다수 리셀러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는 한편, 대한민국 지사를 통한 직접판매도 겸하고 있다.  공정위는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과의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자신과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는 ‘DM(엔비전텍 포함, 이하 동일)과의 거래 금지’ 규정을 포함할 것을 논의·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스트라타시스는 DM의 투자자로서 리셀러들에게 DM 금속 제품을 판매하도록 권장하기까지 했으며, 이에 따라 프로토텍은 2017년 DM과 파트너십을 맺고 DM 제품 판매를 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그런데 2019년 6월 스트라타시스는 DM의 지분을 모두 매각한 후, 같은 해 10월 프로토텍에 ‘곧 경쟁관계가 될 수 있음’을 이유로 ‘DM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협상은 없으며’, ‘수용하지 않을 경우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했다. < 스트라타시스 한국지사 지사장이 프로토텍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 발췌(2019.10.1.) ><table style="border: 0.28pt solid rgb(0, 0, 0); border-image: none; border-collapse: collapse; mso-table-anchor-vertical: paragraph; mso-table-top: top; mso-table-anchor-horizontal: column; mso-table-left: left;"><tbody><tr><td valign="center" style="border: 0.28pt solid rgb(0, 0, 0); border-image: none; width: 507.37pt; height: 75.42pt;">(전략) ... At this point in time Stratasys does not have a comparable product, however very shortly we will. Stratasys is taking a very serious approach to partners selling competitive products. ...(중략)... During the next 6 to 8 week, Prototech will formally be approached to discontinue Desktop Metal. There will be no negotiations. I would personally not like to see Prototech make a poor decision, or try and continue selling this product without Stratasys' knowledge. The consequences will not be favorable.</td></tr></tbody></table>  이어 “이후 2021년 DM이 비금속 제품을 제조하는 엔비전텍을 인수해 스트라타시스와 직접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 스트라타시스는 본격적으로 프로토텍에 DM과의 거래를 금지시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에 DM 등 경쟁사업자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2021.3.18.)  해당 계약서의 ‘경쟁금지(Non-compete)’ 조항에서 경쟁사업자의 제품 취급을 금지하는 한편, ‘부록 A(Exhibit A)’에서는 DM의 비금속 제품 판매를 즉시 금지하고 DM의 금속 제품은 1년 후인 2022년 3월말까지 판매를 중단할 것을 명시했다.  이에, 프로토텍은 해당 계약 내용이 불법이며 법적 분쟁을 언급하는 등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2021.3.22.), 거래가 단절될 것을 두려워해 요구에 응하면서 계약 내용을 수정(스트라타시스의 금속 장비 출시 전까지는 DM의 금속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수정)하고 보상(DM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3년 간 투자한 내용에 대한 보상 등)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2021.3.25.)  그러나 스트라타시스는 보상 계획이 전혀 없었으며, 프로토텍과의 거래 단절을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 했다.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에 자신의 최종 입장이 반영된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2021.4.3.)  프로토텍은 재차 법적 문제가 있는 불공정한 계약임을 주장했으나(2021.4.5.),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스트라타시스의 강요에 굴복해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2021.4.6.) < 2021년 체결 계약서(계약기간: 2021.1.1.(소급) ~ 2022.3.31.) 주요 추가내용 ><table style="border: 0.28pt solid rgb(0, 0, 0); border-image: none; border-collapse: collapse; mso-table-anchor-vertical: paragraph; mso-table-top: top; mso-table-anchor-horizontal: column; mso-table-left: left;"><tbody><tr><td valign="center" style="border: 0.28pt solid rgb(0, 0, 0); border-image: none; width: 507.37pt; height: 53.38pt;"> ①DM(엔비전텍 포함) 비금속 3D프린터 영업 즉시 금지 ②DM 금속 3D프린터 영업을 2022년 3월까지 중단 ③DM 금속 3D프린터 관련 후속지원(서비스, 소모품 판매 등)을 2023년 3월까지 중단 ④이러한 의무 위반 시 계약해지, 담당 직원·부서 분리 요구, 리셀러 등급 강등 등 조치 가능</td></tr></tbody></table>  아울러,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에 대해 DM 등 경쟁사업자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2021.10.6.)  프로토텍은 계약이 강압적으로 체결됐으므로 합리적인 내용으로 다시 체결할 것을 요청하고(2021.10.13.), 기존 계약이 고객을 뺏기거나 스트라타시스와의 계약이 종료될 수 있는 등 위협적인 상황에서 체결된 불합리한 계약임을 강조했다.(2021.10.22.)  그러나 스트라타시스는 프로토텍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계약 갱신 중단, 리셀러 등급 하향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후에도 스트라타시스는 DM 제품을 계속 판매할 경우 계약이 종료될 수 있음을 경고(2022.4.7.)하는 등 프로토텍을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2021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2022년 3월 이후 스트라타시스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DM의 제품 취급을 금지하는 규정을 포함한 계약을 체결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2022.3.3.~6.13.)  다만, 2021년 계약과 달리 DM 금속 장비 영업 중단은 2023년 3월까지 유예, 후속지원 중단은 2024년 2월까지 유예, 프로토텍이 원할 경우 유예 규정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음을 포함했다.  프로토텍은 이러한 계약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기존 계약의 종료(2021.3.31.) 이후 계약 갱신 없이 불안정한 거래관계를 지속했다.  한편, 스트라타시스는 이 사건 심의 직전인 2023년 9월 초 문제가 된 ‘경쟁사업자(DM 포함)와의 거래 금지’ 규정 등이 삭제된 계약을 프로토텍과 체결했다.  공정위는 스트라타시스 등이 거래상지위를 남용해 경쟁사업자인 DM과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강요함으로써 프로토텍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해 경영활동을 간섭한 행위에 대해 법 제45조 제1항 제6호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시장 1위 제조사업자가 우월한 거래상지위를 바탕으로 자신과 계약한 리셀러 사업자에 대해 경쟁사업자와의 거래 금지를 강요해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불공정행위를 제재함으로써, 3D프린터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경쟁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가진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리셀러 등 거래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