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절반, 집 안사고 생계자금 등에 쓰여박원석 의원, '가계부채 규제완화 원점서 재검토해야'

주택담보대출 절반, 집 안사고 생계자금 등에 쓰여 박원석 의원, "가계부채 규제완화 원점서 재검토해야": 48%, 기존차입금 상환·생계자금 마련 등에 사용; 2014.10.02 14:08 입력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절반가량이 주택구입이 아닌 생계자금 마련이나 기존 대출의 상환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이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함은 물론, 제2금융권 대출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원석 의원(정의당․기재위원회)은 2일 이 같은 자료를 발표하면서 "생활이 어려움에 처한 가계들이 집을 담보로 빚을 내어 생계자금을 마련하고 빚을 돌려막아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수록 생계형 대출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정부의 무리한 대출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취약계층의 빚 부담은 더욱 증가하고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이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까지 은행에서 신규로 나간 주택담보대출은 67.2조원에 달한다. 이 중 주택구입에 사용된 대출자금은 35.1조원으로 전체의 52.3% 수준이다. 나머지 32.1조원(48.4%)은 주택 구입외 다른 목적을 위한 대출이다. 주택구입 외 목적에는 기존 차입금 상환(33.3%)이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생계자금 마련(25.5%)·전월세 자금 마련(15.8%) 순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관련 통계의 집계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다만, 2012년 하반기에는 18% 수준이었던 생계자금 마련 대출이 올해 들어 25.5%로 증가하고 45.1%에 달하던 기존 차입금 상환 용도의 대출은 30% 초반까지 떨어졌다. 

 
박 의원은 “이는 주택구입이나 기존 빚 상환보다 당장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내는 가계들이 늘어났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주택담보대출의 질이 악화되어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리스크가 증대 될 수 있다며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 등도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대출 규제완화 등의 정책기조에 대한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